월간원예

정당한 권리 주장과 집요한 괴롭힘의 경계, 스토킹고소 오남용 실태와 방어 전략

법치주의의 고도화와 함께 등장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을 넘어, 최근 타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억제하는 전략적 도구로 변질되며 사법 현장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과거의 스토킹이 주로 남녀 간의 비정상적인 집착이나 물리적 위협에 국한되었다면 현재는 채무 독촉이나 층간소음 항의, 혹은 정당한 계약 이행 촉구와 같은 일상적인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을 압박하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소가 남발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다는 법문의 포괄적 해석 가능성에서 기인한다. 특히 수사기관이 피해자 중심주의적 관점에서 초기 수사를 진행하는 경향이 뚜렷해짐에 따라 억울하게 피의자 선상에 오른 이들이 자신의 정당한 행위를 입증하기 전까지 상당한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타격을 입는 역설적인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법부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면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정의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전제 조건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법원이 단순히 연락의 횟수나 방문의 빈도만을 기계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행위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예컨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변제를 독촉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메시지를 보내거나 주거지를 방문하는 행위는 외견상 스토킹의 요건을 갖춘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대법원 판례의 흐름은 채권 추심이라는 정당한 목적 범위 내에서의 행위라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일탈하지 않는 한 스토킹으로 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층간소음 피해자가 상층 거주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하급심 판결에서는 소음 중단이라는 합리적 근거가 있고 행위 양태가 위협적이지 않다면 이를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로 보아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무상 승소의 관건은 항의의 내용이 원인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와 객관적인 수인한도를 넘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소명하는 데 달려 있다.

수사 단계에서는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연락을 주고 받은 내역 전문을 제출하여 연락의 목적이 정당했음을 입증해야 하며 차용증이나 층간소음 녹음파일 등 본인의 행위를 유발한 상대방의 귀책 사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하는 것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판부는 행위의 동기와 수단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므로, 행위의 비반복성과 비위협성을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공포심을 유발할 의사가 없었음을 설득해야 한다.

인천·전주·안양지청을 거치며 현장에서 직접 기소와 수사를 지휘했던 검사 출신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대표변호사는 "최근 급증하는 보복성 스토킹 고소는 수사기관의 엄벌주의 기조를 악용하여 정당한 요구를 차단하려는 시도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연락의 목적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법리적으로 정교하게 결합해야만 한다.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자료를 정리하여 '불안감 조성'이라는 상대의 일방적인 주장을 객관적 증거로 무력화하는 데 집중해야 ‘스토커’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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