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보신문

명도소송과 보증금 잠식 리스크... 월세 연체 시대, 임대인의 자산 방어 전략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장기화는 부동산 시장의 소유 구조뿐만 아니라 임대차 계약의 지형마저 뒤흔들고 있다. 최근 전세 기피 현상과 맞물려 월세 전환 비율이 급증했으나 실물 경기 악화는 임차인의 전반적인 지불 능력을 저하시켰다. 결국 임대인이 임차인의 월세 연체와 공실 장기화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차임 미지급으로 인해 보증금이 순식간에 잠식되는 상황에서, 임대인에게 명도소송은 단순한 권리 구제를 넘어 자산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법적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임대인들은 임차인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읍소에 이끌려 명도 절차를 미루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차임 연체가 누적되어 보증금이 모두 공제될 때까지 방치하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악수(惡手)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2기, 상가임대차보호법상 3기에 달하는 차임이 연체된 순간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는 충족되므로 보증금이 전액 공제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이 곧장 법적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명도 싸움이 길어지는 걸 막으려면 처음부터 단호하게 내용증명을 보내야 한다. 내용증명 자체가 강제집행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도달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자 임차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자발적 퇴거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체 사실과 해지 통고를 명확히 기록해 두지 않으면 추후 소송 과정에서 해지 효력 발생 시점을 두고 불필요한 공방이 오가며 수개월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내용증명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즉시 본안소송과 함께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 명도소송의 대원칙은 '소송 당사자 간의 판결 효력은 제3자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임대인이 가처분 신청 없이 명도소송만을 진행하다가 악의적인 임차인이 중간에 무단으로 점유자를 변경해 버리면 임대인은 승소 판결문을 받고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결국 새로운 점유자를 상대로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그동안의 월세 손실과 소송 비용은 고스란히 임대인의 몫이 된다. 따라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명도소송의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판결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필수 전제조건이다.

명도소송에서 승소하여 집행권원을 얻었다고 해서 임대인이 임의로 임차인의 물건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는 없다. 대한민국 법제 하에서 사적구제는 철저히 금지되므로 반드시 법원 집행관을 통한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강제집행은 계고 절차를 거쳐 본집행, 그리고 내부 유류품의 매각 절차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이 부재중이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 성인 2명 이상의 증인이나 열쇠 수리공을 동반해야 하는 등 실무적인 변수가 산재해 있다.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역시 일시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한 후 임차인에게 청구해야 하므로, 초기 단계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타임라인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자산의 유동성이 완전히 묶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로엘 법무법인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많은 임대인들이 임차인의 사정을 고려하다가 보증금이 모두 깎인 후에야 사무실을 찾는다. 하지만 보증금이 전액 잠식된 상태에서는 승소하더라도 강제집행 비용과 연체 차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명도소송은 '속도와 타이밍'이 승패를 가르는 영역이므로,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온전한 점유를 회복해 승소의 실익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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